한 잔의 온기와 멈춰 선 책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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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잔의 온기와 멈춰 선 책장

더운 김 모락이는 잔을 두 손으로 감싸면

바삐 달리던 하루가 잠시 걸음을 멈춥니다.

식어가는 온도만큼 마음의 소란도 가라앉고

비로소 나를 마주할 빈자리가 생겨납니다.

한 장씩 천천히 넘기는 낡은 책장 속에는

잊고 지낸 작은 지혜와 위로가 숨어 있어,

메말랐던 생각의 가지마다

조용히 푸른 잎사귀를 틔워냅니다.

성급히 꽃을 피우지 않아도 괜찮다고,

잠시 멈추어 서서 나를 돌보는 이 순간이

가장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라고

따스한 온기가 가만히 속삭여 줍니다.

숨을 고르고 책장을 덮는 길목,

내일로 향하는 마음에 작은 빛이 깃듭니다.

새롭게 피어날 나를 기대하며

남은 차 한 모금을 기쁘게 삼킵니다.

2026년 6월 22일에 처음 그린 마음의 풍경