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☕+📚
한 잔의 온기와 멈춰 선 책장
더운 김 모락이는 잔을 두 손으로 감싸면
바삐 달리던 하루가 잠시 걸음을 멈춥니다.
식어가는 온도만큼 마음의 소란도 가라앉고
비로소 나를 마주할 빈자리가 생겨납니다.
한 장씩 천천히 넘기는 낡은 책장 속에는
잊고 지낸 작은 지혜와 위로가 숨어 있어,
메말랐던 생각의 가지마다
조용히 푸른 잎사귀를 틔워냅니다.
성급히 꽃을 피우지 않아도 괜찮다고,
잠시 멈추어 서서 나를 돌보는 이 순간이
가장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라고
따스한 온기가 가만히 속삭여 줍니다.
숨을 고르고 책장을 덮는 길목,
내일로 향하는 마음에 작은 빛이 깃듭니다.
새롭게 피어날 나를 기대하며
남은 차 한 모금을 기쁘게 삼킵니다.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