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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이 전하는 낮고 순한 안부
새벽을 흔들며 달려오던 숨 가쁜 발걸음이
기어이 멈추어 서는 그 모퉁이에서
우리는 저마다 가슴속 굳게 닫힌 놋쇠 나팔을 품고
오래도록 적막의 깊이를 재어봅니다.
바람을 등지고 홀로 우는 것 같아도
낮게 열린 틈새로 불어오는 순한 전령의 날갯짓,
소란한 세상의 외침을 잠시 거두어 갈 때
비로소 들리는 내면의 고요한 숨소리.
굳이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
그저 가만히 귀를 기울여 닿는 것만으로도
차가운 생의 모서리마다 푸른 잎사귀 돋아나고
우리는 다시 걸어갈 온기를 얻습니다.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