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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워낸 자리에 여무는 마음
바람이 불어 나뭇잎을 놓아줄 때
나무는 아파하기보다 담담히 미소 짓습니다
보내주어야 할 때를 아는 마음은
이미 다음 봄을 품고 있기에.
한 해 동안 묵묵히 땀 흘려 가꾼 들판은
이제 스스로의 무게로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넵니다
비워낸 손끝에 남은 노란 온기는
삶이 우리에게 건네는 말 없는 선물입니다.
애써 움켜쥐던 것들을 조용히 내려놓을 때
비로소 가슴속에 고요한 평화가 깃듭니다
지나간 계절의 고마움을 마음에 새기며
우리는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갑니다.
오늘 밤, 무거웠던 마음을 털어내고
조금 더 가볍고 따뜻해진 나를 안아줍니다
내일 아침 찾아올 햇살은 오늘보다
조금 더 다정하게 나를 비추어 줄 것입니다.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