안개 속에서 책장을 넘길 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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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개 속에서 책장을 넘길 때

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

발걸음을 멈추어 섰을 때,

세상은 온통 짙은 안개에 싸여

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었습니다.

가만히 자리에 앉아 숨을 고르고

마음속 낡은 책장을 한 장 넘겨봅니다.

그 안에 조용히 숨 쉬던 말들과

지나온 시간의 다정한 기억들을 만납니다.

한 줄의 문장에 마음을 비추어 보며

비로소 나를 가두었던 조급함을 내려놓습니다.

안개가 걷히길 기다리지 않아도

내 안에서 먼저 작고 따스한 등불이 켜집니다.

천천히 걸어도 괜찮습니다.

나를 돌아보며 밝혀낸 빛 하나가

내일로 이어지는 또렷한 길을

조용히 비추어 줄 테니까요.

2026년 10월 17일에 처음 그린 마음의 풍경