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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록빛 지도를 품고 걷는 길
손에 쥔 낡은 지도에는
가야 할 길이 그려져 있지 않아도
발밑에 돋아난 작은 풀잎들이
가만히 가리키는 방향이 있습니다.
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.
꽃이 피고 지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듯
나를 찾아가는 이 서툰 걸음에도
알맞은 계절이 찾아올 테니까요.
바람이 건네는 다정한 안부에
마음의 해묵은 상처를 털어내고
세상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나누는
조용한 호흡으로 오늘을 채워갑니다.
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
더 넓은 숲을 배우는 중임을 믿기에
초록빛 가득한 나의 지도를 따라
다시 한 걸음 가볍게 내딛습니다.
